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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제구? 세대 교체? 이제 대표팀 선발 기준 1순위는 단연 '멘털'

야구대표팀 선발 기준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항목이 생겼다. 바로 멘털이다. 한국야구가 치욕을 당했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숙적' 일본에 4-13으로 완패했다. 먼저 3점을 냈지만, 바로 4실점 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4회와 8회를 제외하고 모두 실점하며 무너졌다. 4실점 이상 빅이닝만 2번이나 허용했다. 사실 초반 경기 흐름은 박빙이었다. 한국은 아시안 출신 선수 메이저리그(MLB) 최다승을 노리는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3회 3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강백호가 좌전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양의지가 홈런을 쳤다. 김하성이 상대 송구 실책을 틈타 만든 기회에선 간판선수 이정후가 깔끔한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2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김광현이 일본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라스 눗바와 곤도 겐스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다. 바뀐 투수 원태인은 '괴물'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일본 야구 2022시즌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내야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일본 리그를 평정하고 올겨울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함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사실 6회 초까지 흐름은 정상적이었다. 원태인은 펀치력이 있는 곤도 겐스케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지만 씩씩하게 투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장면이다. 3번째 투수 곽빈이 오타니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소강상태에서 내준 추가 실점은 아쉬웠다. 한국은 박건우가 6회 초 솔로 홈런을 치며 4-6, 2점 차로 추격했다. '약속의 8회'가 남아 있었기에 승리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 젊은 투수들이 주저앉았다. 6회 말 선두 타자 나카노 타쿠무를 상대한 2022시즌 신인왕 정철원은 '수비형 야수'인 그에게 3루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올라온 LG 트윈스 좌완 영건 김윤식은 3연속 사사구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호주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맞았던 롯데 자이언츠 클로저 김원중은 오타니에게 초구 체인지업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내줬다. 정우영의 투구엔 투지가 전해지지 않았고, 간신이 6회를 마친 뒤 나선 7회는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구창모가 안타 2개를 맞고 위기를 자초했다.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도 볼넷과 사구,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라서야 간신히 불이 꺼져다. 김윤식은 눗바에게 사구를 범했다가 '레이저 눈빛'을 받았다. 이의리의 공은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가 너무 커서 '선구안'이라는 게 불필요했다. 상황과 흐름을 생각해보자. 일본 타선이 강해서, 자신의 공으로 제압할 수 없어서 그렇게 흔들린 게 아니다. 일본전에서 부진하면 받을 쏟아지는 질타가 두려운 것이다. 야구는 한국 스포츠 넘버원 콘텐츠다. 비난조차 이겨내라고 구단은 몸값을, 팬들은 응원을 보낸다. 누릴 건 누리고, 정작 멘털을 잡아야 할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구위가 아니다. 제구도 아니다. 성적은 더욱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갖춘 선수. 한국이 일본을 잡으려면,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 베테랑과 신성을 가리지 않고 적용될 수 있는 얘기다. 안희수 기자 2023.03.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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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신인왕·특급 포크볼러....일본전 '약속의 8회' 가능할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야구. 최악의 분위기로 '숙적' 일본을 상대한다. 초반 기세 싸움도 열세인데, 뒷문 공략마저 버거워 보인다. 한국은 지난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WBC 1라운드(B조) 1차전에서 7-8로 패했다. 마운드는 홈런 3개를 허용할만큼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고, 타선은 5회 말 1사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4-5로 지고 있던 7회 말 1사 주 없는 상황에서는 대타 강백호가 좌전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태그 아웃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국은 충격적인 1패를 당한 상황에서 '홈팀' 일본과 10일 1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2라운드(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반드시 잡고 B조 다른 나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그동안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일본 선발 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나선 프리미어12에서는 두 차례 오타니 쇼헤이에게 13이닝 동안 1점도 내지 못했다.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야마토모 요시노부에게 2득점에 그쳤다. 역대 야구 한일전은 대체로 경기 후반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자주 보여줬고, '약속의 8회'라는 표현도 생겼다. 하지만 호주전에서 드러난 한국 타선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일본 허리진 공략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이 고우석·정우영 등 20대 중반 젊은 필승조를 구성한 것처럼, 일본도 영건들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대표 선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오타 타이세이다. 2022시즌 데뷔한 그는 37세이브를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선수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쓴 투수다. 시즌 평균 구속(포심 패스트볼 기준) 153.1㎞/h를 기록할 만큼 빠른 공을 던진다. 최고 159㎞/h. 올겨울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 폼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차 클로저 쿠리바야시 료지(히로시마 도요카프)도 경계 대상이다. 2021시즌 37세이브, 2022시즌 31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통산 101경기 평균자책점이 1.16에 불과할 만큼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서 일본의 2-0 승리를 지켜낸 투수이기도 하다. 구속은 오타보다 덜 나오지만, 주 무기 포크볼이 날카로워 탈삼진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던 마쓰이(라쿠텐 이글스)도 지난 7년 동안 한층 성장했다. 2022시즌 NPB 퍼시픽 리그 세이브왕(32개)에 올랐다. 최근 2시즌(2021~2022) 70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두루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다. 이밖에 2022시즌 홀드 43개를 기록한 '슈퍼 셋업맨' 유아사 아츠키(한신 타이거즈) 2022년 일본 시리즈에서 5와 3분의 2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오릭스 버팔로스의 우승을 이끈 '파이어볼러' 우다가와 유키도 요주의 투수다. 공이 빠르고 포크볼을 기본으로 장착한 투수들이 즐비하다. 한국 타자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1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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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폼 변화' 이정후 "당연히 안 맞아... 그래도 가장 편안한 자세 찾았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2023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나선다. ‘거물’ 에이전트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고,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그런 이정후의 행보를 주목했다.이정후는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들었다.시속 155km 이상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고.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42)를 기록 중인 선수다. 역대급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 리그최우수선수(MVP) 오른 지난 시즌(2022)에는 홈런 23개를 치며 장타력까지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이정후가 올겨울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정후는 원래 앞발(좌타자 기준 오른발)을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한 차례 당긴 뒤 다시 앞(마운드 방향)으로 내딛으며 스윙한다. 이 자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이 과정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백스윙, 두 손의 톱 위치 등 변화가 많았다. 이정후는 오는 8일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지난달 14일부터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바뀐 자세를 4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시험하기도 했다. 강백호, 김혜성 등 또래 절친한 동료들은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의 타격감은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공을 맞히지도 못한다. (다른 선수들이 아닌) 내가 걱정”이라고 했다. 새 타격 자세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이정후도 시행착오를 예상했다. 그래서 조바심은 없다. 이정후는 “한 번도 안 했던 자세다. 당연히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라면서도 “그래도 (수정을 하면서) 가장 편안한 폼을 찾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후는 이번 WBC 대표팀 공격에 핵심이다. 그의 타격감에 따라 득점력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정후는 “(대표팀 공식 훈련이 열리는) 고척에서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2023.03.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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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9억팔' 장재영의 타자 도전, 시도만으로도 흥행 콘텐츠

장재영(21)의 이름 앞에는 '9억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역대급 잠재력을 인정받은 그는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고,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신인 선수 계약금(9억원)에 사인했다. 현재 '9억팔'이라는 수식어는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고 있다. 장재영은 프로 무대 입성 2년 동안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패스트볼(직구) 구속을 자랑했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2021시즌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7, 2022시즌 19경기에서 9.17을 기록했다.장재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타 겸업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올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참가한 호주프로야구(ABL)에서 투수뿐 아니라 타자로도 나섰다. 총 6타석(6타수 무안타)을 소화했다. 장재영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속팀의 해외 전지훈련(미국 애리조나)에서도 타격과 수비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장재영의 겸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미 야구팬은 투·타 겸업 최고 레벨을 확인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2022) MLB 최초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마치 만화 캐릭터 같은 오타니의 퍼포먼스에 국내 야구팬도 감탄했다. 더불어 KBO리그에서도 '잘 던지고 잘 치는' 선수가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재영이 겸업을 시도한 것. 그는 덕수고 3년 동안 타자로 35경기에 출전, 타율 0.350(80타수 28안타) 3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피칭이 워낙 돋보였을 뿐,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장재영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을 받은 건 미래 에이스로서의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타격 훈련이 투구 훈련에 방해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장재영의 우선순위는 투수다. ABL에서 타석에 선 것도 투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로 장재영은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시속 140㎞대 후반 직구 위력을 직접 실감했고, 그보다 빠른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찾았다. 코너워크(스트라이크 구석으로 투구하는 기술)에 지나치게 연연하다가 오히려 공이 몰렸던 경험을 돌아보기도 했다. 타자 입장에서 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경험한 것도 의미를 부여했다. 장재영은 타자 출격에 말을 아끼고 있다. 오타니와 함께 거론되는 것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천금 같은 시간을 투자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꽤 진지하게 투·타 겸업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도 2019년 스프링캠프 초반 불펜 피칭을 하며 투·타 겸업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타자에 전념하고 있다. 강백호에 버금가는 자질을 갖춘 장재영이 4년 만에 같은 도전에 나섰다. 야구팬에게 새 관심사가 생겼다. 안희수 기자 2023.02.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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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1루수·KT 4번 타자...뜨거운 2023년 예고한 박병호

1986년생 박병호(KT 위즈·37)는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선수 중 최고령이다. 노장이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자격은 충분하다. 박병호는 2022시즌 홈런 1위(35개)에 올랐다. 이전 2년(2020~2021) 동안 부진했지만, KT 이적 뒤 재기했다. 전성기에 버금가는 파워를 보여주며 역대 최고령(만 서른여섯 살) 홈런왕이 됐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WBC 대표팀 '관심 명단' 50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BO리그 정규시즌 막판 당한 오른쪽 발목 부상 탓이다. 올겨울 내내 재활 치료가 필요해 보였다.하지만 부상 회복 속도가 빨랐다. 그 경과를 확인한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박병호의 대회 참가 의지까지 확인한 뒤 그를 최종 엔트리(30명)에 넣었다. 현재 메이저리거 1루수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은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하다. 소속팀의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1루수 강백호(KT)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용될 전망이다. 박병호는 WBC 대표팀 주전 1루수가 분명하다.박병호는 "솔직히 50명(관심 선수) 명단에 빠졌기 때문에 최종 엔트리 승선도 기대하지 않았다. 내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 WBC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 솔직히 참가하고 싶었고, 기회가 왔다"며 웃었다. 박병호는 2019년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79(28타수 5안타)에 그쳤다. 2015년 같은 대회에서는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홈런을 치며 승리(스코어 8-0)를 이끌었지만, 그전 7경기에서 타율 0.167(24타수 4안타)에 그쳤다. 그 탓에 '국내용 거포'라는 비판도 들었다. 이번 WBC 주축 선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하지만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박병호를 향한 기대감도 크다. 그는 "태극마크는 언제나 무겁고 책임감과 부담감도 크다. 대표팀 성적과 개인 기록을 장담하긴 어렵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속팀에서도 도전에 나선다. 2021년 통합 우승을 거둔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떨어진 뒤 키움과 치른 준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했다. 박병호는 부상을 안고도 포스트시즌(PS) 6경기를 뛰며 타율 0.455를 남겼다. 올해는 KT 이적 2년 차다. 이제 팀에 녹아들었고, 선배 박경수와 함께 팀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노린다. 박병호는 "작년 이맘때 KT 새 동료들이 나에게 '올해(2022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안겨주겠다'고 장담했다. 다들 거짓말쟁이였다"고 웃으며 "내가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더 높은 위치에서 PS를 시작하고, KS 우승도 도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선수는 우승을 목표로 뛴다. 나도 마찬가지다. 개인 성적이 나아졌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병호는 지난주 이미 KT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이동했다. 현재 타격은 전혀 문제가 없다. 주루와 수비까지 100%로 소화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1루 수비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애초에 스프링캠프에 맞춰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3.01.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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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강백호의 자책과 위안 "실패하며 얻은 배움, 야구 인생 힘이 될 것"

강백호(23·KT 위즈)는 지난해까지 굴곡 없는 야구 인생을 걸었다. 슈퍼루키로 주목받으며 2018년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데뷔 첫 시즌부터 홈런 29개를 때려내며 신인왕을 받았다. 2년 차엔 타율 0.336을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2년(2020~2021)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지난해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선 대표팀 4번 타자까지 맡았다. 꽃길만 걷던 강백호는 올 시즌 비바람을 맞았다. 개막 전 오른쪽 엄지발가락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 4~5월 내내 결장했다. 6월 초 그라운드에 섰지만, 한 달 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다시 45일 동안 이탈했다. 두 번째 복귀 뒤 출전한 40경기에선 타율 0.232에 그치며 부진했다. 강백호는 "지난 8~9월은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큰 고비를 겪은 것 같다. 야구장에서 플레이와 자세, 행동 모두 왜 이렇게 이상해졌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고, 그 상황을 감당하기도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이전에도 타격감이 크게 떨어진 적이 있었고, 태도 문제로 야구팬 질타를 받으며 마음고생도 했다. 그러나 좌절감까지 느낀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따끔한 충고와 격려를 섞어가며 선수 관리에 힘썼다.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타순도 여러 번 조정했다. 팀 베테랑 박병호도 "(강)백호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후배의 기운을 북돋우려 했다. 강백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전보다 3시간 앞당겨 야구장에 출근해 몸 관리에 매진했다. 시즌 중에는 하지 않았던 근력 강화운동을 시작했고, 체중 감량도 시도했다.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 강백호는 "결국 그 시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팀이 5위가 아닌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변하기 위해 노력한 성과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 나타났다. 강백호는 1~4차전 모두 타점을 올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4차전에선 자신의 PS 첫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치며 KT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강백호도 "위기를 겪었지만, 타격감과 자신감을 조금이라도 되찾고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목표를 묻는 말에 "기록은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만족하고 납득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한 가지라도 더 배우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 시즌 그는 실패하고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강백호는 "좋은 타자도 10번 중 7번은 실패하는 게 야구다. 그런 종목을 하면서도 그동안 비교적 순탄하게 걸어온 것 같다. 올 시즌 나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한 명의 선수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야구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야구는 결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겨울 강백호는 근력 운동량을 늘린다. 체중 감량도 시도한다. 2022시즌 목표는 동료들과 같이 출발해 함께 마무리하는 것이다. 강백호는 "이렇게 밑바닥까지 떨어진 뒤 다시 맞이하는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나도 기대된다.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2.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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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팀 간 홈런왕…FA 총액 1000억 시대

2021년 프로야구 통합 우승팀 KT 위즈가 ‘거포’ 박병호(35)를 품었다. KT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연봉 20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고 29일 밝혔다.박병호는 만 35세 이상 신규 FA에 해당돼 C등급(FA 등급제)을 받았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외에 그와 계약하는 팀은 보상선수는 내주지 않아도 되지만, 2021시즌 박병호 연봉(15억원)의 150%인 22억 5000만원을 키움에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KT가 박병호 영입에 투자한 금액은 총 52억5000만원에 이른다.이숭용 KT 단장은 팀에서 FA 자격을 얻은 포수 장성우, 내야수 황재균과 재계약한 후 “아직 FA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았다”며 추가 전력 보강 계획을 밝혔다. KT 팀 리더이자 주전 지명타자였던 유한준이 은퇴하며 타선 무게감이 떨어진 터였다. 2연패 달성을 위해서는 타선 보강이 필요했다.천정부지로 치솟은 선수 몸값 탓에 KT는 대어급 FA 영입전에서 한발 물러나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했고, 키움과 협상이 더딘 박병호를 타깃으로 정했고, 결국 영입에 성공했다.홈런왕만 다섯 번 차지한 박병호는 최근 2년(2020~2021) 동안 부진했다. 타율은 내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전성기에는 7할이 넘었던 장타율이 4할대로 떨어졌다.그래도 한 방은 여전했다. 부진했던 최근 두 시즌 동안에도 매년 20홈런 이상은 터뜨렸다. 강백호, 황재균 등 장타자가 많은 KT 타선에 박병호가 합류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T 홈구장(수원 케이티위즈파크)이 타자 친화적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홈플레이트부터 좌·우 담장까지의 거리(98m)가 키움 홈구장(고척돔)보다 2m 짧다.박병호는 전 소속팀 키움뿐 아니라 국가대표팀(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KT 맏형 박경수와 함께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수다. 게다가 인기도 많아 상당한 관중 동원력을 보여줄 전망이다.게다가 박병호는 KT 투수들을 상당히 괴롭혔던 타자였다. 지난 4시즌(2018~2021) 동안 KT전에서 타율 0.307 21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은 그가 상대한 9개 팀 중 가장 많았다. KT 국내 에이스 고영표에게 타율 0.444로 특히 강했다. KT 마운드의 ‘천적’이었던 박병호가 이제 동료가 됐다.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박병호는 유망주로 머물다, 2011년 키움으로 이적한 후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다. 두 번째 도약 기회를 맞이한 박병호는 “젊고 패기 넘치는 KT에 입단해 기쁘다. 책임감을 갖고 2년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이로써 KBO리그 FA 시장은 계약 총액 1000억원 시대에 다가섰다. 전날(28일)까지 100억원이 넘는 계약을 따낸 선수만 5명(박건우·김재환·김현수·나성범·양현종)이었다. 2016년(계약 첫해 기준) 기록한 종전 최다 총액(766억 2000만원)도 훌쩍 넘어섰다. 이번 주 발표된 황재균(60억원)과 박병호의 계약을 합치면 총 967억원이다.이중 팀을 옮긴 5명(박건우·박해민·나성범·손아섭·박병호)의 계약에는 원소속팀에 줘야 하는 보상금이 발생한다. 올겨울 FA 시장에서 1000억원이 넘는 돈이 오간 셈이다. 게다가 시장에는 계약을 마치지 못한 내야수 정훈과 포수 허도환도 남아 있다.코로나19 여파로 각 팀의 재정 상태가 어렵다. 도쿄올림픽 노메달(4위)에 그치며 여론도 좋지 않았다. FA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보는 틀렸다. 어느 해보다 뜨거운 영입전이 펼쳐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30 07:49
야구

4건으로 368억원, '리코발 태풍' 아직 박병호 남았다

"이번 겨울 최대 승자는 리코(리코스포츠에이전시)다."19일 오전 한 구단 관계자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판세를 분석하며 한 말이다.올겨울 프로야구 FA 시장은 '리코가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코는 지난 14일 박건우(31)의 NC 다이노스 이적을 성사시키며 6년, 총액 100억원을 받아냈다. 2018년 12월 양의지(현 NC) 이후 3년 만에 나온 '100억원 계약'으로 FA 시장이 과열됐고 리코는 17일 김재환(33·두산 베어스)과 김현수(33·LG 트윈스)에게 나란히 115억원 계약을 안겼다. 총액 38억원에 잔류한 백정현(34·삼성 라이온즈)까지 더하면 리코가 4건의 계약으로 따낸 총액만 최대 368억원이다.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대리인의 보수로 '선수 계약 규모의 5%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4건의 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 리코의 최대 계약 수수료는 18억원 안팎이다. 선수마다 수수료 비율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는 걸 고려해도 최소 수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야구계 안팎에서 "FA 시장의 진정한 승자는 리코"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A 구단 관계자는 "FA 권리 행사를 1년 미룬 서건창(LG 트윈스), 징계로 1군 일수를 채우지 못했던 한현희(키움)까지 리코 소속이다. 두 선수까지 FA 시장에 나왔으면 리코의 계약 영향력(FA 7명)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리코발 FA 태풍'은 아직 소멸하지 않았다. FA 미계약자인 박병호가 리코 소속이다. 박병호는 현재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 지난 7일 고형욱 단장을 만났지만, 안부 정도를 묻는 티 타임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오간 것도 아니다. 박병호도 대리인인 이예랑 대표 없이 자리에 나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은 "한 번 만난 게 전부다. 선수 측에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박병호는 키움의 간판타자다. 통산 홈런이 327개인 거포. 하지만 최근 두 시즌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에는 118경기 타율 0.227 20홈런 76타점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3명 중 타격 최하위.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인 RC/27도 4.77(1위 강백호·9.85)로 최악이었다. 나이에 따른 성적 하락을 의미하는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키움과 두 번째 만남은 1월에나 이뤄질 전망인데 그 전에 박병호가 '깜짝 이적'을 선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한 구단과 강하게 링크된 것으로 알려져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병호는 FA 등급이 C 등급이어서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올해 연봉(15억원)의 150%인 22억5000만원을 키움에 보상해야 한다. 2~3년 계약만 하더라도 최소 50~6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박병호가 이적할 경우 리코의 FA 계약 총액은 400억원을 넘기게 된다. 계약 수수료는 그만큼 더 커진다.B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가 설령 이적하지 않더라도 이미 대형 계약 대부분을 리코에서 따냈다. 이번 겨울 최대 승자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20 08:36
야구

'롤 모델은 손아섭' 롯데 김진욱 "목표는 크게, 꾸준하게"

롯데 김진욱(19)은 2021년 가장 기대받는 신인 중 하나다. 좌완 투수인 김진욱은 롯데 외야수 손아섭(33)을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그의 목표와 맥이 닿아서다. 김진욱은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아섭 선배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매 시즌 꾸준하게 야구를 잘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이를 본받고자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부산 출신 김진욱은 롯데의 열혈 팬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부터 사직구장을 종종 찾았다. 그래서 그는 "친숙함을 넘어 롯데에 애착이 있다"며 "어린 시절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를 응원했던 일은 지금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지난해 부산을 찾아 '최동원 야구교실'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도 했다. 김진욱은 올해 고교 최대 유망주로 손꼽힌다. 10경기에 등판해 36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강릉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기량만 보면 1차지명 후보지만, 아마추어 시절 타 지역으로 학교를 옮겨 신인 2차 드래프트 대상자에 포함됐다. 2019년 최하위로 2차 전체 1라운드 첫 번째 선택권을 쥔 롯데는 고민 없이 김진욱을 뽑았다. 계약금은 3억 7000만원이다. 김진욱은 데뷔 첫 시즌부터 손아섭처럼 꾸준하게 팀에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 그는 "1군에 데뷔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선발과 구원 등 보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KBO 리그에서는 최근 4시즌 연속 이정후(키움)-강백호(KT)-정우영(LG)-소형준(KT)으로 이어지는 고졸 신인왕이 탄생했다. 김진욱은 "한국 야구의 수준이 높은데, 형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크게 가지는 게 중요하다. 당연히 신인왕 목표가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욱은 올겨울 상동구장에서 1차지명 손성빈(포수), 2차 2라운드 나승엽(내야수) 등과 구슬땀을 흘렸다. 셋 모두 1차지명 대상자로 꼽혔을 만큼 기대를 받는 유망주다. 김진욱은 "함께 입단한 친구들과 재밌게 훈련했다. 기술적인 훈련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몸만들기에 주력했다. 아직 프로 입단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진욱은 좌완 투수진이 약한 롯데 마운드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그는 "제구력과 슬라이더에 자신 있다. 다른 변화구를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며 "팀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매일 잠들기 전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제는 정말 프로선수가 된 만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새 시즌,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1.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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